
최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된 연구는 남극 대륙이 '그린란드화' 현상을 겪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한때 안정적이라 여겨졌던 남극 빙상이 급격한 질량 손실을 보이며, 해수면 상승이라는 전 지구적 위협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GRACE 위성 관측 데이터와 과학자들의 분석을 통해 드러난 남극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남극의 그린란드화, 예상보다 빠른 변화
'그린란드화'라는 용어는 그린란드의 출구 빙하가 전례 없이 후퇴하고 표면 빙하가 녹는 기간이 길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덴마크 기상 연구소의 루스 모트람과 연구팀이 발표한 논평에 따르면, 해양 및 대기 온난화로 인해 남극 빙상은 빙하 접지선 후퇴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빙하 접지선은 빙하가 더 이상 육지에 닿아 있지 않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지점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 선이 내륙으로 후퇴하는 것은 빙하가 녹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라몬트-도허티 지구 관측소의 지구화학자이자 지구환경과학 부교수인 조너선 킹슬레이크는 과거에는 "그린란드와 남극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린란드의 기후가 크게 따뜻해진 반면, 남극의 추운 날씨는 역사적으로 빙하 녹는 속도를 늦추고 대륙 가장자리에서 본토와 연결된 거대한 부유 빙하 빙붕이 형성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이제 흔들리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남극을 여전히 "아주 멀고 안정적인 얼음 대륙"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빠른 질량 손실이 진행 중입니다. 킹슬레이크는 "그린란드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남극이 그러한 상태에서 그린란드처럼 표면에서 빙하가 많이 녹는 상태로 변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부유 빙붕을 볼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표현은 직관적이어서 일반 독자도 위험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남극과 그린란드의 해양 구조, 바람, 빙상 지형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경로로 간다고 단정하기엔 불확실성도 존재합니다.
GRACE 위성이 포착한 질량 손실의 증거
모트람 연구팀은 위성 이미지를 활용하여 남극과 그린란드를 비교했습니다. 특히 질량 변화를 측정하는 강력한 최신 위성 시스템인 GRACE(Gravity Recovery and Climate Experiment)의 데이터 세트를 사용했는데, 이 시스템은 두 대의 위성이 서로를 뒤따라가며 작동합니다. 컬럼비아 기후대학 소속 라몬트-도허티 지구 관측소의 연구원이자 지구환경과학 교수인 재클린 오스터만은 지구의 중력이 두 위성 모두에 작용하기 때문에 "한 위성이 먼저 질량이 큰 곳에 접근하면 약간 끌려가게 되고, 두 위성은 서로 간의 거리를 측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성 간 거리의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통해 남극과 그린란드 모두 빙상 질량 손실이 가속화되고 있음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NASA 위성 자료와 GRACE 관측은 이미 빠른 질량 손실이 진행 중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남극 빙하 손실의 대부분은 서남극 빙상과 남극 반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서남극의 아문젠 해만에서는 파인 아일랜드 빙하와 스웨이츠 빙하의 유속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이후 각각 50%나 가속화되었는데, 이는 그린란드의 세르메크 쿠얄레크 빙하의 융해 양상과 유사합니다. 이전에는 동남극 빙상이 서남극 빙상보다 더 안정적이라고 여겨졌지만, 현재는 동남극 빙상 역시 접지선 후퇴와 빙하 두께 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GRACE 위성 자료가 질량 감소는 잘 보여주지만, 정확히 어느 과정, 즉 해양 저면 융해, 표면 융해, 빙산 분리 중 무엇이 가장 큰 원인인지까지 분리해서 설명하는 것은 여전히 과학적으로 복잡한 과제입니다.
빙붕 붕괴와 해수면 상승의 연쇄 반응
이 논문은 빙붕의 소실이 남극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합니다. 남극 해안선의 75%는 빙붕으로 덮여 있으며, 이 빙붕은 유출 빙하를 지탱하고 얼어붙은 대륙에서 빙하가 흘러나오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합니다. 빙붕이 단순한 얼음 덩어리가 아니라 내륙 빙하를 붙잡는 버팀목이라는 사실은 해수면 상승이 왜 갑자기 빨라질 수 있는지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빙붕이 제공하는 필수적인 보호 기능이 사라지면 유출 빙하는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붕괴될 것입니다.
모트람 연구팀은 1997년부터 2021년까지 남극 빙붕의 면적이 순손실된 면적이 36,700제곱킬로미터에 달하며, 이는 메릴랜드 주 전체 면적보다 약간 더 크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손실은 계절에 따른 빙하의 자연적인 성장과 후퇴 주기를 통해 복원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습니다. 그린란드의 빙설(좁은 피오르드에 국한된 빙붕) 대부분이 2000년대 초에 붕괴되어 사라진 것과 유사하게, 남극의 빙붕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빙붕은 수면 위와 아래에서 일어나는 과정으로 인해 약해지고 있습니다. 해수면 아래에서는 따뜻해진 바닷물이 얼음의 아랫면을 녹여 담수를 생성합니다. 킹슬레이크는 "이 담수는 염수 위로 떠오르려는 성질이 있어 상승 운동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더 많은 따뜻한 염수를 끌어들이게 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녹는 순환을 계속 이어갑니다. 또한 빙붕은 수압파쇄라는 과정을 통해 수면 위에서 침식됩니다. 수압파쇄란 빙면 위에 형성되는 녹은 물 호수로 인해 추가적인 압력이 가해지면서 얼음에 균열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아래쪽에서의 융해와 상부 표면의 균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얼음이 급속도로 약화되었으며, 이미 붕괴된 많은 빙붕은 하부 융해로 인해 불안정했던 것으로 밝혀졌고 상부에서의 수압파쇄가 결정적인 타격을 가했습니다.
남극 대륙의 그린란드화는 해수면 상승을 초래할 것이며, 그 영향은 "세계에서 가장 외딴 대륙을 훨씬 넘어설 것"입니다. 특히 해안 지역은 취약합니다.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파괴적인 홍수와 폭풍 해일의 위험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해수면 상승 영향이 어느 정도 속도로 현실화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여전히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남극 빙하의 융해는 한때 미래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관련 데이터는 그 미래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도래했음을 보여줍니다. 킹슬레이크는 "우리가 모델링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고, 방정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과정들도 많습니다"라고 인정하며, 더욱 상세하고 정확한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과학자뿐만 아니라 정책 입안자와 정부에도 매우 중요하며, 사회가 기후 변화의 위협에 대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출처]
Columbia Climate School: https://news.climate.columbia.edu/2026/03/10/antarctica-undergoes-greenlandification-as-ice-melt-acceler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