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를 둘러싼 논쟁은 이제 과학의 영역을 넘어 정보 전쟁의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논의가 왜곡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기후 행동을 지연시키는 체계적인 허위정보 확산 때문입니다. IPCC 과학적 합의와 파리 기후 협약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러한 정보 환경의 문제를 반드시 이해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단순 부정을 넘어선 교묘한 전술
기후 관련 허위 정보라는 용어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노골적인 부정론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기후 관련 허위정보는 훨씬 더 교묘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기후변화 허위정보 대응 행동 단체(Climate Action Against Disinformation)가 정의한 바에 따르면, 기후 관련 허위정보 및 오정보는 기후 변화의 존재나 영향을 경시하고, 과학적 데이터를 왜곡하며, 기후 목표를 지원하는 것처럼 허위로 홍보하면서도 실제로는 기후 온난화를 초래하는 모든 기만적 콘텐츠를 포함합니다.
현재 확산되고 있는 기후 허위정보는 "주의를 분산시키고 시간을 끄는" 전술을 사용합니다. "재생에너지는 효과가 없다", "환경운동가들은 히스테리적이야", "탄소 중립은 경제에 해롭다"와 같은 주장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진술들은 기후 온난화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위기 극복을 위한 조치들을 공격하고 기후 과학자들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폭염, 집중호우, 산불을 직접 경험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기후변화를 현재 생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탄소중립은 산업을 망친다"처럼 현실 우려와 섞인 주장들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허위정보에 노출된 사람들은 기후변화 완화 정책을 지지할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단순히 개인의 생각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정책 입안자들이 의미 있는 기후 행동을 취하는 데 실질적인 장애물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 "기후변화는 인정하지만 대응 비용이 너무 크다"는 식의 논리는 과학적 사실과 정책적 선택을 교묘하게 뒤섞어 혼란을 가중시킵니다. 이는 활동가와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묻히게 만들고, 결국 우리에게 부족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소셜 미디어와 빅테크 책임
전문가들과 기득권 세력들은 점점 더 "문화 전쟁" 전술을 사용하여 기후 행동에 대한 논의를 왜곡하고 여론을 분열시킴으로써 논쟁을 양극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열은 빅테크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 전반에 걸쳐 기후 관련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증폭시키는 역할에 의해 더욱 심화됩니다. 빅테크 플랫폼의 유해한 비즈니스 모델, 즉 감시와 참여를 통한 수익 창출에 의존하는 방식은 극단적이고 황당한 콘텐츠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플랫폼 알고리즘은 개인을 자신의 기존 세계관에 도전하는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필터 버블"에 가두어 고립시킵니다. 기후 회의론자들은 더욱 허위정보로 몰아넣어지고, 기후 행동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약화됩니다. 온라인상에서 혼란을 조장하면 사람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기후 해결책이 논쟁의 대상이 되고, 모호해지고, 의심을 받게 되어 활동가, 시민,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가 어려워집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제기됩니다. 왜 사람들이 그런 정보에 쉽게 끌리는가 하는 점입니다. 경제 불안, 에너지 가격 상승, 일자리 걱정 같은 현실 고민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플랫폼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것은 문제의 일부만 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또한 "탄소중립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 "원전은 어떤 역할을 하나" 같은 질문은 정당한 정책 논의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과학적 사실과 정책 선택의 논쟁을 명확히 구분해서 다루지 않으면, 모든 회의적 질문을 허위정보로 몰아가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통된 이해를 위한 정보 생태계 재건
전 지구적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그 협력의 기반은 공통된 이해, 과학에 대한 신뢰, 그리고 동기 부여와 절박감입니다. 2021년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을 기록했고, 독일과 벨기에에서 치명적인 홍수가 발생했으며, 자체적인 기상 패턴을 만들어낼 정도로 거대한 산불이 발생했고, 태평양 북서부에서는 열돔 현상으로 수십억 마리의 조개류가 산 채로 끓어 죽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IPCC의 최근 보고서에서 명확히 드러나듯이, 기후 위기는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 순간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정책 입안자들은 기후 위기의 최악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신속하고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실관계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해결책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때, 활동가와 과학자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어려워집니다. 진실이 묻혀버린다면, 정치인들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행동에 나서지 않을 위험이 있습니다. 기후 관련 허위정보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정치 담론의 양상이 바뀔 수 있으며, 이는 곧 정책 지연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필터 버블을 깨부숴야 합니다. 정보에 밝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 기후 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정치인들을 지지할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도 가뭄, 산불, 폭풍과 같은 기상 현상이 더욱 빈번하고 심각하게 발생하며 자연 환경과 사람들의 삶, 생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허위정보는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한 위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고 있으며, 우리는 기후 행동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약화시키고 우리에게 부족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정보 생태계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습니다.
기후 위기는 이미 현실이며,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결론은 나왔고, 과학적 근거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기후 변화의 최악의 영향으로부터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기후 과학, 기후 관련 기관, 전문가 및 해결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데이터를 누락하거나 선별하는 등 과학적 데이터를 왜곡하는 행위를 막는 것입니다. 교묘해진 허위정보 전술을 식별하고, 빅테크의 책임을 묻고, 건강한 정보 생태계를 재건하는 것이 기후 행동만큼이나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기후 허위정보는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실제 정책 지연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공통된 이해를 만들어가고, 정당한 정책 논의와 의도적인 허위정보를 구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정보 환경의 왜곡이 얼마나 위험한지 인식하고, 협력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출처
Global Witness - What is climate disinformation?: https://globalwitness.org/en/campaigns/digital-threats/what-is-climate-dis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