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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리튬 광산 논란 (EU 소송, 환경 파괴, 녹색 전환)

story70233 2026. 2. 11. 11:12

포르투갈 리튬 광산 논란

유럽의 녹색 전환이 또 다른 환경 파괴를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포르투갈 북부 바호소 리튬 광산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단순한 환경 분쟁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우리의 선택이 얼마나 모순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유럽이 자국 내 리튬 채굴을 서두르면서,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법정에서 저항하고 있습니다.

EU 소송으로 드러난 '전략적' 지위의 이면

환경단체 ClientEarth와 지역 주민 협회 Associação Unidos em Defesa de Covas do Barroso(UDCB)가 유럽사법재판소에 제기한 소송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결정 과정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2025년 3월 EU는 바호소 리튬 광산을 포함한 47개 원자재 프로젝트에 "전략적"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이 지정은 전략적 원자재 공급 안보에 대한 기여도, 기술적 타당성, 지속 가능한 이행 및 국경 간 혜택을 평가한 결과라고 설명되었지만, 환경단체들은 이것이 실질적인 환경 영향 평가 없이 이루어진 정치적 결정이라고 주장합니다.
'전략적'이라는 단어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막강합니다. 이 지위를 받은 프로젝트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 자금 조달 용이성 향상, 행정 부담 경감이라는 삼박자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사실상 개발 과정의 패스트트랙이 열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전략적이라는 명칭이 정말 장기적 미래를 위한 신중한 판단인가, 아니면 글로벌 배터리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조급함의 표현인가 하는 점입니다.
독립적인 모니터링 네트워크 MiningWatch Portugal의 닉 푈커는 이를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조치가 리튬의 불확실한 경제성과 유럽이 일관성 있는 배터리 가치 사슬을 개발하지 못하는 지속적인 문제를 간과한 채 환경 파괴와 지역 사회에 대한 피해를 정당화하는 데에만 그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유럽의 배터리 산업은 여전히 아시아 기업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원자재만 확보한다고 해서 완전한 공급망이 구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속도와 숙의 사이의 긴장을 보여줍니다. 에너지 전환은 느릴수록 위험하지만, 너무 빠르면 민주적 절차와 환경 보호 원칙이 뒤따라가지 못하는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환경 파괴와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

바호소 리튬 광산 프로젝트가 제기하는 환경적 우려는 구체적이고 심각합니다. 리튬은 주로 염수 채굴을 통해 얻어지는데, 이 과정은 지하 대수층에서 미네랄이 풍부한 해수를 퍼 올려 거대한 지표면 연못에 주입한 후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비용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물 사용량이 매우 많고 지역 수자원에 심각한 오염 위험을 초래합니다. 지하수위 하락을 유발하고 유독성 화학 물질이 주변 생태계로 유출되어 지역 사회와 생물 다양성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지난 6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바호소 리튬 채굴 프로젝트를 전략적 프로젝트 목록에서 제외해 줄 것을 처음 요청했습니다. 그들은 환경, 사회 및 안전 위험에 대한 상세한 증거를 제시했지만, 집행위원회는 11월에 이를 거부했습니다. 거부 이유는 더욱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집행위원회는 중요 원자재법에 따른 자신들의 역할에는 EU 환경법의 완전한 준수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 포함되지 않으며, 물 부족, 생물 다양성 및 광미 안전과 같은 관련 문제는 포르투갈의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국제 정치의 익숙한 패턴이 드러납니다. 이익은 초국가적으로 공유되지만, 피해는 지역이 감당하는 구조입니다. 전기는 도시가 쓰고, 먼지는 시골이 마시는 식입니다. 바호소 북부 지역은 리튬 함유 광물인 스포듀민이 3,900만 톤 이상 매장되어 있어 유럽 최대 규모의 스포듀민 광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르투갈 정부는 지난달 런던 증시에 상장된 사바나 리소시스(Savannah Resources)가 개발 중인 이 광산 프로젝트에 1억 1천만 유로(미화 1억 3천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경제적 이익은 분명하지만, 그 대가로 지역 주민들이 치러야 할 환경적·사회적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답이 없습니다.

녹색 전환의 윤리적 딜레마

리튬은 전기 자동차, 휴대폰 및 노트북과 같은 휴대용 전자 기기, 그리고 전력망 에너지 저장 장치에 널리 사용되는 핵심 금속입니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려면 배터리가 필요하고, 배터리에는 결국 광물이 필요합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묘한 역설이 생깁니다.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또 다른 자연을 파괴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녹색'이라는 단어를 붙이면 자동으로 윤리적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기차는 친환경이니까 좋은 것이고, 재생에너지는 지속 가능하니까 정의로운 것이라는 단순한 등식이 작동합니다. 하지만 바호소 리튬 광산 논란은 그 믿음에 작은 균열을 냅니다.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환경을 훼손한다면, 그것은 과연 진정한 의미의 녹색 전환일까요?
UDCB와 ClientEarth는 공동 성명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집행위원회의 결정이 EU의 근본적인 법 원칙을 훼손하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물, 생태계, 인간 건강 및 지역 주민의 생계에 대한 명백한 위험을 외면하면서 특정 프로젝트를 '전략적'이고 공익에 부합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에너지 전환은 법, 과학, 정의에 기반해야 하며, 농촌 지역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정치적 편법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2024년에 발효된 EU의 핵심 원자재법은 27개 회원국이 2030년까지 리튬, 코발트, 니켈을 포함한 전략적 원자재의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 영향 평가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녹색 및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원자재에 대한 유럽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법의 취지와 실제 집행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합니다. 과연 유럽은 정말 자체 공급망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아니면 결국 또 다른 해외 채굴에 의존하게 되지 않을까요? 전기차 시대가 오면 우리는 석유 분쟁 대신 광물 분쟁을 보게 될까요? 친환경 기술에도 탄생부터 폐기까지의 도덕적 수명주기가 필요한 건 아닐까요?
이 사건은 리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희생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문명의 질문입니다. 산업혁명 때도 그랬고, 석유 시대에도 그랬습니다. 지금 우리는 다시 선택의 문 앞에 서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조금 더 아이러니합니다. 지구를 구하려다 지구의 또 다른 부분을 파내야 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녹색 전환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입니다. 배터리를 만드는 능력보다 어디까지 채굴할 것인지 멈출 줄 아는 능력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지도 모릅니다. 에너지 전환이 정의롭지 않다면 그건 단순히 연료만 바뀐 산업혁명일 뿐입니다.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그것이 향후 유럽의 원자재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Environmental Groups Sue EU Over Controversial Lithium Mine in Portugal
https://earth.org/environmental-groups-sue-eu-over-controversial-lithium-mine-in-portug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