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위기가 심화되는 지금, 자연 기반 솔루션(NbS)은 단순한 환경 보호 수단을 넘어 생명과 생계, 경제를 동시에 지키는 핵심 인프라로 재인식되어야 합니다. COP30을 앞두고 벨렘에서 발표된 새로운 협력체들은 자연의 가치를 재조명했지만, 여전히 자금 부족과 저평가라는 근본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기후 대응의 '있으면 좋은 요소'가 아니라, 반드시 투자해야 할 회복력 자산입니다.
맹그로브와 습지가 증명하는 자연 기반 솔루션의 경제적 가치
자연 기반 솔루션(NbS)은 홍수 감소, 탄소 격리, 생물 다양성 보존, 깨끗한 공기와 물 제공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광범위한 전략을 포괄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후 정상회담과 기업의 탄소 중립 서약은 NbS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자금 조달 방식, 개발 통합 방안, 성과 모니터링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NbS는 친환경 브랜딩에만 활용되는 형식적 용어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NbS가 탄소 흡수원이라는 좁은 개념으로만 인식된다는 점입니다. 기업의 탄소 발자국을 상쇄하는 숲이나 맹그로브라는 단편적 이해는 NbS의 진정한 잠재력을 가립니다. 맹그로브 완충지대는 콘크리트 방파제만큼 효과적으로 폭풍 해일을 흡수하면서 연간 650억 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를 예방하고 약 1,500만 명의 홍수 위험을 줄여줍니다. 습지는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지하수를 보충하며 인도에서만 매년 약 9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제공합니다. 삼림으로 덮인 유역은 강우량을 조절하고 토양을 안정시키며 수문학적 균형을 유지합니다.
이는 단순히 탄소 문제가 아니라 안전과 물, 그리고 생계를 보호하는 문제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속적인 NbS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억 9,5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추산합니다. 첸나이의 셈바캄 호수 복원 사업은 홍수 피해 감소, 지하수 충전량 개선, 그리고 고형 폐기물 관리를 담당하는 여성 자조 그룹의 생계 유지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보여주는 실증 사례입니다. 따라서 적응 지표는 단순히 탄소 저장량만이 아니라 인명 보호, 저수량 증가, 홍수 위험 감소 등을 포함해야 합니다.
기후 금융의 불공평한 현실과 자연 기반 솔루션의 재정 부족
글로벌 금융 시장은 자연 기반 솔루션에 대해 여전히 무관심합니다. 적응 부문은 전체 기후 금융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자연 기반 전략(NbS)은 그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을 차지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적으로 기후 금융으로 동원된 7조 달러 중 자연 기반 전략에 투입된 금액은 2천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선진국들은 글래스고 기후 협약에 따라 2025년까지 적응 금융을 2019년 수준의 두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2022년 실제 기여금은 324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단순히 재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불공평한 구조의 문제입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적게 기여한 공동체들이 가장 적은 지원을 받으며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마저도 복합적인 기후 충격의 압력을 견뎌낼 수 없는 단편적이고 단기적인 프로젝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가장 큰 적응 부담을 가장 적은 재원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현실은 기후 정의의 핵심 과제입니다.
변화를 보여주는 세계적인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빗물을 흡수하고 재사용하도록 도시 경관을 재설계하는 중국의 '스펀지 도시' 프로그램, 강을 가두는 대신 범람원을 복원하는 네덜란드의 '강을 위한 공간' 사업, 그리고 뭄바이의 맹그로브 복원과 첸나이의 습지 복원과 같은 인도의 실험적인 사업들이 그 예입니다. 그러나 자연 기반 시스템(NbS)이 단순히 보존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이 아닌 경제적 의사 결정의 핵심에 통합되지 않는 한, 이러한 노력들은 상징적인 의미에 그칠 것입니다. 효과도 입증됐고 비용 대비 효율도 높고 사회적 편익도 큰데 왜 NbS는 여전히 '하면 좋은 것'으로 남아 있을까요? 이는 기술이나 데이터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금융 시스템의 우선순위 문제입니다.
남남 협력과 통합 평가 체계로 주류화하는 방법
자연 기반 솔루션을 주류화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핵심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째, 탄소 배출량 감축이라는 개념을 넘어 NbS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맹그로브, 숲, 습지, 초원은 재해 위험 감소, 건강 증진, 친환경 일자리 창출 등 핵심적인 사회기반시설 자산으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NbS를 '회복력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은 주류 사회기반시설 투자 유치에 결정적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둘째, 자연 기반 솔루션(NbS)을 위한 주류 기후 금융을 도입해야 합니다. 녹색기후기금(GCF), 적응기금(AFD),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손실 및 피해 보상 메커니즘은 자연 기반 프로젝트를 위한 전용 예산을 배정해야 합니다. 정부는 혼합 금융, 국가 보증, 성과 기반 지불 등을 통해 투자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환경·수자원 위원회(CEEW)의 최근 연구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적응을 위한 민간 자본을 어떻게 동원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인도의 녹색 신용 프로그램(Green Credit Programme)에 따라 시작된 해안 서식지 및 실질 소득을 위한 맹그로브 이니셔티브(MISHTI)는 공공 재정과 민간의 해안 복원 참여를 연계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진전입니다.
셋째, 남남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여러 도시들은 이미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코치의 빗물 정원과 생태수로, 나이로비의 도시 삼림 회랑, 상파울루의 강변 복원 등이 그 예입니다. 체계적인 남남 학습 플랫폼을 구축하면 이러한 모델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확산할 수 있습니다. 인도의 기후 스마트 도시 연합(ClimateSmart Cities Alliance)과 브라질의 지속가능 도시 프로그램(Sustainable Cities Programme) 간의 파트너십은 EU의 스폰지 도시 이니셔티브(Sponge Cities initiative)나 미국의 습지 복원 컨소시엄과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의 지원을 받아 지식 교류와 자금 조달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을 측정해야 합니다. 자연 기반 시스템(NbS)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은 생태 지표를 넘어 회복력, 생계, 생물 다양성, 문화 서비스와 같은 공동 편익을 정량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도의 자연 자본 회계 및 생태계 서비스 평가(NCAVES)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구축된 통합 평가 체계는 정책 입안자와 금융기관에 경제적 타당성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뭄바이의 맹그로브 숲이 제공하는 홍수 방지 효과나 첸나이 습지의 지하수 충전 효과를 경제적으로 측정할 때, 자연은 부차적인 고려 사항이 아니라 예산 우선순위로 자리 잡게 됩니다.
브라질에서 COP30이 막을 내리는 가운데, 아마존에서 열리는 첫 번째 COP이자 향후 수년간 남반구에서 열리는 마지막 COP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번 회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합니다. 자연은 이미 증명됐지만 여전히 선택지로 남아 있습니다.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와 같이 광활한 생태계를 관리하고 수십억 명의 취약 계층이 거주하는 국가들은 자연 기반 해결책이 선택 사항이 아닌 글로벌 기후 재정 및 적응의 핵심 축으로 인정받도록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자연을 기후 대응 비용이 아니라 미래 비용 회피 수단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도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례를 앞세울 때 비로소 자연 기반 솔루션은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출처]
Nature: The missing link in global climate action / CEEW: https://www.ceew.in/blogs/nature-missing-link-global-climate-a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