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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배출권 거래제 (시장 메커니즘, 수랏 시범사업, 정책 한계)

story70233 2026. 2. 23. 12:14

 

인도 배출권 거래제

인도는 세계 4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면서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국가 청정 대기 프로그램(NCAP)과 같은 행정 중심적 접근에서 벗어나, 최근 배출권 거래제(ETS)라는 시장 기반 메커니즘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구자라트주 수랏에서 시행된 시범사업은 실증 데이터를 통해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전국 확대를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배출권 거래제라는 시장 메커니즘의 작동 원리

배출권 거래제(ETS)는 총 배출량에 상한선을 설정하고 참여 산업에 배출 허가권을 할당하는 시스템입니다. 준수 기간이 종료되면 각 기업은 검증된 배출량에 상응하는 충분한 허가권을 보유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됩니다. 배출량이 적은 기업은 잉여 허가권을 판매할 수 있고,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추가 허가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총 배출량을 규정된 한도 내로 유지하면서 비용 효율적인 혁신에 보상을 제공합니다.
인도에서는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에너지 효율 거래를 포함한 PAT 제도, 그리고 배출권 거래제라는 세 가지 형태의 시장 기반 메커니즘(MBM)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PAT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에너지 사용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초과 절감액을 인증서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며, REC는 재생에너지 생산자가 인증서를 획득하고 거래하여 재생에너지 구매 의무(RPO)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이산화탄소(CO2)와 같은 온실가스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기후 목표 달성을 목표로 한다면, 대기 오염물질 배출권 거래제는 미세먼지(PM), 이산화황(SO2), 질소산화물(NOx)과 같은 지역 오염물질을 대상으로 단기적인 대기 질 개선 및 공중 보건 증진을 목표로 합니다.
이론적으로 명령 및 통제 방식에서는 모든 공장이 획일적으로 동일한 양을 감축해야 하지만, 배출권 거래제는 감축 비용이 낮은 기업이 더 많이 감축하고 비용이 높은 기업은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함으로써 동일한 환경 목표를 더 낮은 총비용으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40년 이상의 전 세계 배출권 거래제 시행 사례는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배출량을 기존 규제 방식보다 비용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메커니즘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배출 측정, 투명한 데이터 검증, 그리고 적절한 상한선 설정이라는 전제조건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합니다.

수랏 시범사업의 성과와 실증적 근거

구자라트주 오염통제위원회(GPCB)는 2019년 수랏에서 인도 최초의 PM 기반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도시 대기오염 관리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혁신적인 도시 차원의 모델이었습니다. 시범 사업을 위해 GPCB는 대형 석탄 화력 발전소 318곳에 연속 배출 모니터링 시스템(CEMS)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CEMS는 산업 시설의 굴뚝이나 연돌에 설치되어 오염물질 농도를 지속적으로 측정 및 기록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중앙 데이터베이스로 전송하는 장비입니다. 이 중 162곳은 무작위로 ETS 그룹에 배정되었고, 나머지 155곳은 기존 배출 기준이 적용되는 대조군으로 사용되었습니다.
GPCB는 시장감독위원회와 협의하여 규제 대상인 미세먼지 배출 기준 150mg/Nm3를 기반으로 전체 배출량 상한선을 설정했습니다. 이 상한선의 약 80%는 각 발전소의 규모와 배출 잠재력을 기준으로 거래 가능한 배출권으로 배분되었습니다. 각 준수 기간이 종료될 때 배출 허용량을 초과하는 발전소는 추가 배출권을 구매하거나 부족분에 비례하는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시스템은 초기 월 280톤으로 운영되었으며 현재는 월 170톤으로 상한선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시범 사업의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모든 사업장이 감축 및 배출권 거래를 통해 허용된 총 배출량 범위 내에서 운영되면서 높은 규정 준수율을 보였습니다. 배출권 거래제 참여 그룹은 기존 통제 그룹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량을 20

30% 감축하고 총 저감 비용을 11% 절감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GPCB가 EPIC-India, J-PAL South Asia, EPoD-India 연구진과 긴밀히 협력하여 6년간(2014

2019년) 진행한 사전 준비 작업의 결과입니다. 준비 작업에는 CEMS 설치, 데이터 검증 및 보증 프로토콜 개발, 규제 기관과 업계 모두를 위한 지속적인 역량 강화가 포함되었습니다. 수랏 배출권 거래제는 이후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으며, 2025년 어스샷 프라이즈 "대기 정화" 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이 제한된 산업군과 특정 지역이라는 통제된 환경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전국 확대를 가로막는 정책 한계와 구조적 문제

수랏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배출권 거래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데는 여러 구조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첫째, CEMS 데이터 신뢰성 문제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모니터링은 모든 거래 메커니즘의 기본이지만, 인도의 현실은 장비 유지관리 부족, 전력 불안정, 데이터 조작 가능성, 주 환경위원회의 인력 부족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부적절한 교정, 유지 관리 또는 데이터 검증은 데이터 신뢰성과 시장 건전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관대한 목표 설정과 배출권 과잉 공급 위험입니다. PAT 경험에 따르면 지나치게 관대한 목표 설정은 배출권 과잉 공급으로 이어져 가격 하락과 인센티브 약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배출권 거래제의 상한선이 느슨하면 가격이 폭락하고, 과잉 공급 시 인센티브가 상실되며, 시장 참여자 수가 적으면 가격 변동성이 확대됩니다. 전국 확대 시 정치적 압력, 산업계 로비, 상한선 완화 요구 등이 가격 신호를 왜곡할 위험이 큽니다.
셋째, 제한적인 산업 범위 문제입니다. 기존 배출권 거래제는 주로 대기업(철강, 시멘트, 전력)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에는 효과적이지만 지역 대기오염 문제 해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인도 도시 PM2.5의 주요 원인은 차량 배출, 건설 먼지, 도로 재비산, 농업 잔재 소각, 가정용 바이오매스 연료, 소규모 산업입니다. 중소기업(MSMEs)은 국가 PM10 배출량의 약 26%, PM2.5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반면, 대기업은 7~8%에 그칩니다. 중소기업을 제외하면 배출권 거래제의 효과가 근본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넷째, 지역 불균형 및 탄소 누출 위험입니다. EU 배출권 거래제(EU ETS)와 같은 국제적 경험은 불균등한 규제 집행이 기업들이 규제가 약한 지역으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탄소 누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도 역시 국가 차원의 통일된 규제 집행 기준이 없다면 유사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제한된 제도적 역량입니다. 이미 여러 가지 책임을 맡고 있는 주 환경오염통제위원회(SPCB)는 적절한 제도적 역량, 전문 인력 및 부문 간 협력이 부족할 경우 데이터 집약적이고 기술적으로 복잡한 시장 운영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배출권 거래제는 효율성에는 강하지만 형평성에는 약하며, 오염 비용이 제품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 취약 계층 부담 증가, 지역 간 불균형 확대 가능성 등 사회적 형평성 문제 역시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배출권 거래제는 "잘 설계되면" 강력한 도구지만 "잘못 설계되면" 상징적 제도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인도가 견고한 CEMS 시스템 구축, 시장 안정화 수단 강화, 중소기업의 점진적 통합, SPCB 역량 강화 등의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시장 기반 인센티브라는 이론적 우월성은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수랏의 성공은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전국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 집행력, 데이터 신뢰성, 제도 투명성, 정치 경제 구조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들을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출처]
CEEW 블로그: https://www.ceew.in/blogs/emissions-trading-system-explained-and-will-it-clean-the-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