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간 우리는 기상이변을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100년 만의 폭우, 기록적인 태풍 피해 같은 표현이 뉴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예전과 다르게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허리케인과 같은 대형 기상재해는 기후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연 기후변화로 인해 미국에 대형 허리케인이 더 자주 상륙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상륙 횟수만이 아니라 허리케인의 강도, 발생 위치의 변화, 그리고 과거 데이터의 신뢰성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허리케인 강도 증가: 파괴력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가 허리케인에 미치는 가장 확실한 영향 중 하나는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더욱 강력해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24년 논문인 "인간 활동으로 인한 해양 온난화가 최근 허리케인을 강화시켰다"는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대서양 허리케인의 최대 지속 풍속이 기후변화가 없었을 경우보다 평균 시속 31km(19mph) 더 빨랐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단순히 숫자상의 변화가 아니라 실제 피해 규모와 직결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미국 본토에 상륙하는 허리케인의 강도 증가는 에너지 소산 지수를 통해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지수는 상륙 당시 각 폭풍의 최대 풍속의 세제곱을 매년 더한 값으로, 폭풍의 파괴력을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2021년 논문 "기후 재분석 자료를 통해 축소 분석한 대서양 열대 저기압은 지난 150년간 활동이 증가해 왔다"에 따르면, 1836년부터 2016년까지 풍속이 시속 46마일을 초과하며 미국 본토에 상륙한 모든 명명된 폭풍의 에너지 소산 지수는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상륙 횟수 자체는 증가하지 않았더라도 피해 규모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에서 경험하는 태풍도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태풍이 꼭 더 자주 오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오면 비나 바람이 훨씬 강해졌다는 체감이 바로 이러한 과학적 데이터와 일치하는 현상입니다.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연결해서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형 허리케인이 닥치면 더 강력해지고, 더 많은 비를 뿌리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더 높은 폭풍 해일을 몰고 올 것입니다. 1980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피해의 약 84%와 사망자의 91%가 카테고리 3 이상의 대형 허리케인으로 인한 것이라는 통계는 강도 증가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보여줍니다.
상륙 빈도 논쟁: 데이터의 한계와 해석
미국 본토에 상륙하는 허리케인의 빈도 변화는 기후변화 논쟁에서 자주 인용되는 주제입니다. 1900년 이후 미국 본토에 상륙한 대형 허리케인의 횟수는 뚜렷한 증가나 감소 추세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 사실은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이 선호하는 데이터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자 셰일가스 채굴 회사의 전 CEO였던 크리스 라이트는 2024년 자신의 기후변화 회의론 관련 저서에 미국의 장기 허리케인 상륙 기록을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나 허리케인 과학자 케리 에마누엘이 2025년 realclimate.org에 기고한 논평에서 지적했듯이, 과거 허리케인 데이터베이스는 너무 짧고 데이터가 불규칙적이어서 미국 본토에 상륙하는 허리케인을 감지하고 추세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지난 105년 동안 미국 본토에 상륙하는 허리케인이 50%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감지할 확률은 약 40%에 불과할 것이라고 계산했습니다. 이는 통계적 검정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적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허리케인의 발생 및 이동 경로가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마이애미 국립기상청의 짐 러샤인은 "허리케인은 바나나와 같다. 한 무더기로 몰려온다"라고 표현했습니다. 2005년에는 무려 28개의 이름 붙은 폭풍, 15개의 허리케인, 그리고 7개의 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했지만, 그 후 11년 동안 미국에 대형 허리케인이 상륙하지 않는 기록상 가장 긴 공백 기간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다가 2017년부터 2024년 사이에는 4등급과 5등급 허리케인이 7개나 상륙했는데, 이는 이전 56년 동안 발생한 4등급과 5등급 허리케인 상륙 횟수와 같은 수치입니다. 이러한 변동성은 단순히 상륙 횟수만 보고 추세를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예측 분석: 대서양 전체를 봐야 하는 이유
미국 본토 상륙 기록만으로는 전체 그림을 보기 어렵습니다. 대서양 전체에서 발생한 대형 허리케인의 수를 살펴보면 1946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입니다. 하지만 1970년대 초 위성 데이터가 확보되기 전에는 일부 대형 허리케인을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데이터 해석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2021년 발표된 논문 "19세기 후반 이후 대서양 대형 허리케인 발생 빈도의 변화"는 185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품질 데이터를 이용하여 과거 기록에서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허리케인을 보정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케리 에마누엘의 연구는 다른 접근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는 허리케인 발생에 유리한 대기 및 해양 조건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모델링했고, 그 결과 1900년 이후 대형 허리케인의 발생 횟수를 포함하여 "대서양 열대 저기압 활동이 명백하게 증가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1900년 이전의 역사적 기록에는 일부 사건이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대서양의 대형 허리케인 발생 횟수는 증가했지만 1900년 이후 미국 본토에 상륙하는 허리케인 수는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허리케인 형성 위치의 변화입니다. 2025년 논문 "북대서양 허리케인 발생 지점의 남쪽 이동"에서는 허리케인이 형성되는 위치가 1979년부터 2022년까지 남쪽으로 346마일(557km)이나 크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후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남쪽 이동은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 본토에 대형 허리케인이 상륙하는 빈도가 증가하지 않은 반면, 카리브해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 본토 이외 지역에서는 증가 추세를 보인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1946년 이후 미국 본토 이외 지역에 상륙한 대형 허리케인의 수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대기 오염 감소도 대서양 허리케인 활동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1970년 미국 청정대기법이 제정된 이후, 화석 연료 연소로 발생하는 북대서양 하류 지역의 미세먼지(주로 황산염 에어로졸)는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유럽의 황산염 배출량도 1980년대 이후 크게 줄었습니다. 2022년 발표된 논문 "1970년대~1980년대 허리케인 가뭄에 대한 자연적 및 인위적 기여"에 따르면, 유럽에서 발생한 황산염 에어로졸이 1970년대와 1980년대 아프리카 여름 몬순을 약화시켜 토양을 건조시키고 아프리카의 광물 먼지를 열대 대서양 상공으로 더 많이 유입시켜 해수 온도를 낮췄습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이후 유럽과 미국의 대기 오염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해수면에 더 많은 햇빛이 도달하게 되었고, 이는 해양 온난화를 초래했습니다. 따뜻한 바다는 허리케인 형성에 유리합니다.
결론적으로 과학적 데이터와 연구는 기후변화가 허리케인의 강도를 증가시키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상륙 횟수 자체는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지 않지만, 이는 데이터의 한계와 자연적 변동성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대서양에서 더 많은 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해류의 변화로 인해 더 많은 허리케인이 육지에 상륙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통계와 연구 설명 중심의 정보도 중요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체감하는 날씨 변화와 연결하여 이해할 때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더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 관측된 것과 같은 대형 허리케인 상륙 활동이 활발한 시기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aleclimateconnections.org/2026/02/will-climate-change-bring-more-major-hurricane-landfalls-to-the-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