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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소설 (프랑수아즈 사강의 사랑이야기, 필독서)

by 달려라피터팬 2025. 12. 1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프랑수아즈 사강의 대표작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입니다. 오랫동안 전 세계 독자들이 한 번쯤은 지나가듯, 또 어떤 이들에게는 여러 번 곱씹어 읽히는 작품이죠. 겉으로 보면 연애를 다룬 소설이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면 사랑과 외로움, 나이 차이에서 오는 미묘한 긴장, 앞으로 남은 삶을 어디로 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층층이 깔려 있습니다. 요즘 다시 여러 세대의 필독서로 언급되는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는 것 같아요. 이 글에서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매력을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눠, 천천히 짚어보려 합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감성 문학 세계

프랑수아즈 사강은 20세기 중반 프랑스 문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젊은 작가였습니다. 열여덟 살에 『슬픔이여 안녕』으로 데뷔해 화제를 모았고, 이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사랑과 관계를 바라보는 예민한 시선을 보여주죠. 사강의 문장은 화려하게 꾸미지 않는데, 그래서 더 깊게 들어옵니다. 짧고 담담한 문장 안에 인물의 감정이 스며 있어서, 읽다 보면 문장 사이에 잠깐씩 멈추게 되는 순간이 생깁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는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남녀의 관계, 그리고 주인공 폴이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끊임없이 흔들리는 마음이 아주 절제된 방식으로 펼쳐집니다. 단순히 “누굴 더 사랑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근본적으로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 그 외로움 속에서도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존재라는 점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사강은 프랑스 문학 안에서도 특히 현대적인 감수성을 가진 작가로 많이 언급되는데, 여성 인물의 심리와 자아에 대한 통찰이 지금 읽어도 낡지 않습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대사가 지금 한국의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충분히 통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사강 문학의 분위기와 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대표작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시대를 초월한 사랑의 이야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부족합니다. 이 작품은 사회적 기대와 개인의 감정 사이에서 오랜 시간 줄타기를 해 온 한 여성의 내면을 응시하는 데 더 가깝습니다. 주인공 폴은 서른다섯 살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오래된 연인 로제와 애매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로제는 폴을 사랑하면서도 끝내 헌신을 미루고, 폴은 그 사실을 알고도 관계를 쉽게 끊지 못한 채 지쳐가죠.

그때, 폴 앞에 그녀보다 훨씬 어린 남자 시몽이 나타나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합니다. 폴은 시몽의 진심에 흔들리지만, 세상의 시선과 자신의 자존심, 나이에 대한 불안 사이에서 계속 머뭇거립니다. 이 갈등은 “나이 차이 연애”라는 소재를 넘어, 사랑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조건과 계산을 끌어들이는지 돌아보게 만듭니다.

폴의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자연스럽게 자신의 연애와 선택을 떠올리게 됩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 지나온 연애, 그리고 나 자신에게 솔직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함께 따라옵니다. 1960년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연애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 소설이 “옛날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요즘처럼 관계에 대한 피로감과 고민이 많은 시대에, 폴의 이야기는 오히려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필독서로서의 가치와 명작으로 남는 이유

그렇다면 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여전히 필독서로 언급될까요?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이 작품은 구조와 상징의 사용이 매우 섬세합니다. 제목에 등장하는 ‘브람스’는 단순히 배경음악이 아니라, 인물들의 감정 상태를 반영하는 하나의 은유처럼 쓰입니다. 음악을 듣는 장면마다 분위기와 감정의 결이 달라지는데, 이게 소설 전반의 정서를 은근히 끌고 갑니다. 조용한 클래식 음악처럼, 겉으로는 큰 변화가 없어 보여도 안쪽에서는 많은 것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죠.

둘째,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큽니다. 사강은 폴의 감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고, 짧은 대사와 묘사만으로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독자는 폴의 망설임, 수치심, 기대와 두려움을 함께 느끼게 됩니다. 나도 모르게 “여기서 폴이 어떤 선택을 할까”를 읽어내려 가며, 동시에 “내가 폴이었다면?”을 떠올리게 되죠.

셋째, 이 작품은 당시 사회 관습에 대한 작은 도전이자, 지금 읽어도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젊은 남성과의 관계를 선택하는 여성 주인공이라는 설정은 1960년대에도 꽤 파격적인 시선이었고, 여전히 여성의 삶과 선택을 둘러싼 이야기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폴의 선택은 “옳다, 그르다”로 단순히 나뉘지 않고, 각자의 삶의 맥락을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런 요소들이 겹치면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한 번 읽고 잊히는 연애소설이 아니라, 시대와 국경을 넘어 계속해서 회자되는 작품으로 남게 된 것 같습니다.

결론: 다시 읽고 싶은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프랑수아즈 사강이 남긴 여러 질문으로 빼곡한 소설입니다. “사랑이 전부일까?”, “외로움을 견디는 방식은 사람마다 어디까지 다른 걸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가?” 같은 질문들이 이야기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젊을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감정들이 나이 들어서야 비로소 보이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어느 나이에 읽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책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사랑과 관계, 혹은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멈춰 서서 생각해 보고 싶다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천천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오래된 소설이지만,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 어딘가에 지금의 나와 맞닿는 지점이 분명히 하나쯤은 떠오를 겁니다. 그게 이 작품을 “다시 읽고 싶은 문학”으로 남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