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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는 집' 알렉스 안도릴(정체, 거짓, 반전)

by 달려라피터팬 2025. 12. 17.

'아이가 없는 집' 알렉스 안도릴
'아이가 없는 집' 알렉스 안도릴

 

 

'아이가 없는 집'은 미국 작가인 알렉스 안도릴의 데뷔작입니다. 그런데 책을 몇 장 넘기다 보면 이런 생각이 먼저 듭니다. 이게 정말 처음 쓴 소설이 맞나? 전개는 빠르고, 이야기는 매끄럽고, 무엇보다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지점이 확실하고 분명합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 “지금 나는 진짜 내 삶을 살고 있는가” 와 같은 심오한 질문을 하게 합니다.
여기서는 정체, 거짓, 반전이라는 세 가지 흐름을 중심으로 '아이가 없는 집'을 조금 더 천천히 들여다보려 합니다.

정체: 나는 누구인가?

이야기의 주인공은 작가가 되고 싶지만, 늘 기대에 못 미치는 한사람입니다. 직장에서는 눈에 띄지 않고, 글을 써도 누구 하나 주목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행운같은 뜻밖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유명하지만 철저히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 ‘마우드 딕슨’의 조수 자리를 얻게 되는 것이지요.

이 만남을 계기로 주인공의 삶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유명한 작가인 마우드 딕슨이라는 인물은 매력적이고, 자유롭고, 주인공이 꿈꿔왔던 삶을 그대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점점 더 깊이 상대에게 끌리고, 동시에 자신의 삶과 이름, 자리를 다시 진지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이 소설은 계속해서 묻습니다. 진짜 나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어느 순간 독자에게도 그대로 넘어옵니다. 내가 되고 싶은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다른지 말이지요.  

거짓: 더 나은 삶을 위한 위장

주인공은 마우드 딕슨과 가까워질수록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존경, 부러움, 동경이 섞여 있다가 어느새 그 자리를 대신하고 싶다는 욕망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욕망은 거짓과 위장으로 이어집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한 사람은 사라지고, 다른 한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상황 속에서 독자는 헷갈리게 됩니다. 지금 이 사람이 진짜인지, 누가 누구를 흉내 내고 있는 건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만들어진 이야기인지 헤메게 되지요.

이 소설이 불편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유는, 선과 악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분명히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음에도, 그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실에서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지금의 자신을 숨기고 싶었던 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이 애매한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현대인이 얼마나 쉽게 자신을 꾸미고 위장하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줍니다.

반전: 끝까지 알 수 없는 이야기

'아이가 없는 집'은 중반을 지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문학적인 성장 이야기처럼 보이던 이야기가, 어느 순간 서스펜스 스릴러로 방향을 틀기 시작합니다. 누가 주인공인지, 누가 피해자인지, 누가 가해자인지 그 경계가 계속 바뀌면서요.

이야기가 끝으로 갈수록 독자는 계속 질문하게 됩니다. 

그럼 지금 이 사람은 대체 누구지?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인물에서  독자로 그대로 옮겨옵니다.

이 반전은 단순히 놀라움을 주기 위한 전개 아닙니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고, 그 자리를 탐내며, 스스로를 포장해 살아가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없는 집' 알렉스 안도릴 : 결론

'아이가 없는 집'은 단순한 반전 소설이나 추리물로 분류하기엔 아쉬운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정체성과 거짓, 그리고 욕망이 만들어내는 균열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한 여성의 욕망은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거짓과 욕망이 만들어내는 긴장,그리고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반전을 좋아한다면
'아이가 없는 집'은 충분히 읽어볼 만한 소설입니다.

읽고 나면, 한동안 “나는 지금 내 이름으로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마음에 오랫동안 남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