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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알베르 카뮈(부조리, 죽음, 자유)

by 달려라피터팬 2025. 12. 18.

이방인 - 알베르 카뮈
'이방인' 알베르 카뮈

 -어머니의 장례식을 무덤덤하게 치르는 장면에서 시작되는 소설, 인간의 진실에 대한 더 복잡하고 섬세한 질문들을 집요하게 한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시작부터 독자를 멈춰 세웁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제였을지도 모른다.”
이 문장 하나로 이미 많은 질문이 생깁니다. 왜 그는 울지 않았을까, 왜 이렇게 담담할까. 이 소설은 바로 이런 불편함에서 출발합니다.

 

'이방인'은 감정이 없는 남자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오히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던 감정과 기준을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세상과 다른 방향으로 어긋난 채 살아가는 한 사람을 통해, 카뮈는 삶이 가진 모순과 불합리를 조용히 보여줍니다. 이 글에서는 이 소설을 부조리, 죽음, 자유라는 세 가지 흐름으로 천천히 따라가 보려 합니다.

부조리: 세상은 늘 말이 맞지 않는다

주인공 뫼르소는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정상적인 사람’의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도 울지 않고, 슬픈 척도 하지 않습니다. 그는 보통 사람들처럼 감정을 숨기거나 꾸미지 않습니다. 그저 느끼는 대로 반응할 뿐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태도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냉정하다고 평가하고, 이상하다고 판단합니다. 카뮈는 여기서 ‘부조리’를 꺼내 듭니다. 우리가 믿어온 질서, 도덕, 감정의 기준이 실제 삶과 어긋날 때 생기는 불편함. 바로 그 지점을 지적입니다.

뫼르소는 세상에 맞추려 애쓰지 않습니다. 이해받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고립된 이방인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이상한 건 뫼르소일까, 아니면 모두가 같은 감정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 세상일까.

죽음: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이야기 후반부에서 뫼르소는 사형을 선고받고 죽음을 기다리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절망하거나 분노했을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는 도망치겠다는 생각 따위 하지 않고, 오히려 점점 차분해집니다.

카뮈는 이 장면을 통해 죽음을 특별한 사건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오고,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대로 놓아둡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앞에서 과장된 의미를 찾는 것조차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뫼르소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순간,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모든 것이 결국 끝난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더 이상 두려울 것도 없어진 겁니다. 이 장면이  불편하게 생각될수 도 있지만 동시에 묘하게 솔직하게 다가옵니다.

자유: 의미가 없기에 가능한 선택

'이방인'은 삶의 정답을 알려주는 소설이 아닙니다. 정답 대신 질문을 던집니다. 세상에 정해진 의미가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뫼르소는 끝까지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살지 않습니다. 후회하는 척하지 않고, 변명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느낀 것, 생각한 것을 그대로 인정합니다. 그 태도가 결국 그를 고립시키지만, 동시에 아주 아이러니하게도 진정한 자유로운 모습으로 보이게 합니다.

카뮈가 말하는 자유는 행복하거나 성공하는 삶이 아닙니다. 의미 없는 세계 속에서도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을 떠안는 태도입니다. 결과가 어떻든, 자기 삶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게 카뮈가 말한 자유에 가깝습니다.

'이방인' 알베르 카뮈 : 마무리하며

'이방인'은 차갑고 무감한 소설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오히려 인간에 대한 집요한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왜 슬퍼야 하고, 왜 의미를 찾아야 하며, 왜 남들과 비슷해야 하는 걸까요.

삶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질 때, 세상이 정답을 주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이방인'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의미가 없다는 걸 인정해도 괜찮다. 그 자리에서부터 너의 삶은 시작된다.”

조용히, 하지만 오래동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