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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필독 데미안 (예술가, 갈등, 상징)

by 달려라피터팬 2025. 12. 14.

데미안 - 필독서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충경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40대가 돼서 창작자 필독서라는 소개를 보고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데미안을 소개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흔한 성장소설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 책입니다. 읽다 보면 이게 성장담인지, 고백인지, 아니면 나에게 던지는 질문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마음속에서 충돌하는 감정, ‘진짜 나’를 찾으려는 불안, 그 과정의 혼란을 이 소설은 끝까지 놓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데미안』은 글을 쓰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자주 언급됩니다. 정답을 주기보다는 “너도 이런 순간 있지?” 하고 조용히 묻는 책이니까요. 특히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라는 문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무겁게 남습니다. 창작이란 결국 익숙한 틀을 깨는 일이라는 걸, 이 소설은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내 안의 충돌, 그게 바로 예술가의 씨앗

『데미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싱클레어가 끊임없이 자기 안의 충돌을 피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가족이 믿는 가치, 종교, 학교와 사회의 규칙. 그 안에서 그는 계속 불편해합니다. 편안해지려 애쓰는 대신, 왜 이렇게 어긋나는지를 붙잡고 고민합니다.

이 감정은 창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을 겁니다.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이 표현이 진짜 내 것인지, 괜히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많아질수록 마음은 더 복잡해지고, 혼자 있다는 느낌도 강해집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옳고 그름을 먼저 따지지 말라고 합니다. 대신,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라고 말하죠. 이 말은 창작자에게 꽤 직설적으로 다가옵니다. 유행이나 평가보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믿어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질문처럼요.

싱클레어가 학교에서 느끼는 소외감, 친구들과의 미묘한 거리,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흔들리는 감정들은 창작자가 바깥 세계와 부딪히며 겪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불편하고, 때로는 쓸쓸하지만, 그 감정들이 결국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고통과 고민, 충돌과 질문.
이 모든 게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데미안』은 조금 다정한 책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혼란이야말로 창작이 시작되는 자리라고.

책 속 상징들이 주는 창작의 영감

『데미안』에는 유난히 상징이 많이 등장합니다. 새, 빛과 어둠, 카인의 표식, 아브락사스. 처음엔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읽다 보면 이 상징들이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해석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생각을 넓히는 쪽에 가깝습니다.

아브락사스는 선과 악을 함께 품은 존재로 등장합니다. 이 설정은 창작자에게 묘한 자유를 줍니다. 감정을 깔끔하게 나누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처럼 느껴지거든요. 예술은 늘 옳거나 아름다울 필요는 없고, 복잡한 상태 그대로 존재해도 된다는 식으로요.

빛과 어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에서 어둠은 배제해야 할 것이 아니라, 들여다봐야 할 영역에 가깝습니다. 슬픔, 분노, 두려움 같은 감정들. 창작자는 결국 그런 감정들까지 꺼내 써야 한다는 걸 『데미안』은 조용히 보여줍니다.

상징을 읽고,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다시 자신의 언어로 바꿔보는 과정. 이 훈련 자체가 창작에 꼭 필요한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미안』은 상징을 이해하라고 말하기보다, 이렇게 묻는 책에 가깝습니다. 이걸, 너라면 어떻게 쓰겠느냐고.

 창작에 지친 당신에게 전하는 한 줄

『데미안』은 청춘의 방황을 다룬 소설이기도 하지만, 무언가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훨씬 개인적인 책이 됩니다. 나만의 목소리를 낸다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렵고, 또 왜 포기하기 힘든지. 그 이유를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읽다 보면 알게 됩니다.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 괜히 길을 잘못 든 건 아닐지 의심이 들 때, 이 책은 조용히 옆에 앉아 있는 것 같습니다. 괜찮다고 말하지도 않고, 빨리 답을 내놓으라고 재촉하지도 않으면서요.

창작이란, 결국 알을 깨는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프고, 무섭고,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아가는 일. 『데미안』은 그 과정을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더 믿을 수 있는 책으로 남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든, 그림을 그리고 있든, 아니면 그냥 자기 길을 찾고 있든. 『데미안』은 조용한 방향표처럼, 한 번쯤 다시 펼쳐볼 만한 책입니다. 답을 주지는 않지만, 질문의 방향은 조금 또렷해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