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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기후위기 (숨은배출, 화석연료기업, 투명성보고)

story70233 2026. 2. 4. 15:13

AI와 기후위기

인공지능 기술이 기후 변화 해결의 열쇠로 홍보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은 화석 연료 산업에 강력한 디지털 도구를 제공하며 석유 및 가스 생산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만이 아니라, AI가 화석 연료 추출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는 '조작된 배출량(enabled emissions)'이라는 훨씬 더 큰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AI 기술이 어떻게 화석 연료 산업의 생명줄이 되고 있는지, 그리고 왜 투명성 있는 보고가 시급한지 살펴봅니다.

숨은배출: AI가 만드는 보이지 않는 탄소폭탄

ChatGPT, Grok, Gemini, Meta AI와 같은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한 이후, 대부분의 환경 논쟁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모건 스탠리는 2024년 보고서에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산업이 2030년까지 25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중동 국가들의 연간 총 배출량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직접적 배출량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는 AI가 화석 연료 생산 자체를 증가시키는 구조적 영향입니다.
'조작된 배출량'이란 화석 연료 기업들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생산량을 늘릴 때 추가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의미합니다. 화석 연료 기업들은 이러한 도구를 석유 및 가스 생산의 모든 단계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석유와 가스를 발견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매장량을 추출하며, 파이프라인 유지보수를 예측하고,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를 사용합니다.
보수적인 추정치에 따르면 이러한 기술 덕분에 화석 연료 산업은 생산량을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15%라는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지만, 단계적으로 폐지되어야 할 산업의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기후 위기에 재앙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직원인 홀리와 윌 알핀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손과 셰브론과 맺은 단 두 건의 계약만으로도 2020년에 5,730만 톤의 탄소가 배출되었는데, 이는 모든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 전체 기업의 2023년 예상 배출량의 세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문제는 현재 기업들의 기후 보고 체계인 GHG 프로토콜의 범위 1과 2에는 이러한 간접적 배출량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범위 3 보고는 일반적으로 자발적이며, 기업들은 간접 배출량을 모니터링할지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지속가능성 솔루션으로 홍보하는 동시에, 실제로는 화석 연료 생산을 은밀히 부추기는 이중적 행태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배출량 관련 공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대중, 정책 결정자 및 규제 체계에서 이 문제를 간과하게 만드는 구조적 허점입니다.

화석연료기업: 빅테크와 거대 석유의 위험한 동맹

2022년 연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화석 연료 업계와의 클라우드 서비스 파트너십 중 거의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BP, Shell, Chevron, Total, Equinor, Repsol과 같은 주요 기업들이 포함되며, 이는 상장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DNOC, SOCAR, QatarEnergy, Saudi Aramco 등 여러 대형 국영 석유 회사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화석 연료 회사들과의 다양한 계약을 통해 연간 3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에 달하는 잠재적 시장 기회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ESG 투자자들 사이에서 왜 여전히 인기 있는 기업인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만이 아닙니다. 팔란티어는 BP 및 엑손과 협력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형 수압파쇄업체인 할리버튼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구글은 2020년 그린피스의 '클라우드 속 석유(Oil in the Cloud)' 보고서 발표 이후 석유 추출을 위한 새로운 "맞춤형" AI 도구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제한적인 약속을 했지만, 이후 기술 기업과 화석 연료 기업 모두 자사 파트너십의 진정한 영향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개 데이터를 제한했습니다.
이러한 명백한 투명성 부족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의 기후 해결책이나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에 대한 헤드라인으로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열중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화석 연료 생산을 은밀히 부추기고 있습니다. 구글이 2030년까지 자사 캠퍼스를 24시간 내내 탄소 배출 없는 전력으로 운영하겠다고 공언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할 계획을 밝히며, 아마존 웹 서비스가 2024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청정 에너지 기업 구매자였다고 발표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발표가 실제 배출량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탄소 상쇄와 같은 신뢰할 수 없는 방법에 의존한다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기술은 도구이며, 그 영향력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현재 화석 연료 대기업들이 지구 자원 착취를 통해 역사적으로 부와 권력을 축적해 온 만큼, 이들이 새로운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문제는 거대 기술 기업들이 지구 파괴에 장기적으로 가담해 온 실태가 충분히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가 전력망 효율 최적화, 풍력·태양광 발전 예측, 산업 공정 에너지 절감, 기후 모델 개선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화석 연료 산업의 생명줄이 되고 있다는 현실도 직시해야 합니다.

투명성보고: 변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

현재로서는 기업들이 AI로 인해 발생하는 간접적 또는 AI 활성화로 인한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습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56%는 천연가스와 석탄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재생 에너지는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 원자력은 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조차 데이터센터의 직접적 전력 사용에 대한 것일 뿐, AI가 화석 연료 생산 자체를 늘리는 효과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투명성 있는 보고를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절실히 필요한 규제를 마련하며 책임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과 같은 새로운 법률이 발효됨에 따라 상황이 바뀔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범위 3 배출량 보고는 많은 경우 자발적이며 신뢰성도 부족합니다. 최근 구글이 AI 명령의 에너지 사용량을 계산하려는 시도는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해당 보고서는 초점이 좁고 외부 전문가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으며 홍보 활동에 더 가깝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기존 기후 보고서에 AI로 인해 발생하는 간접적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합니다. 이는 "AI를 금지할 것인가?"라는 비현실적인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핵심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AI 배출 공개 의무화, 범위 3 보고 강화, 화석연료 산업과의 기술 계약 투명화는 기술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규제하고 유도하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입니다. 동시에 기후 해결 기술에 AI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전체적인 상황을 계속 숨기는 것은 "무엇을 더 숨기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만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이 정보를 시급히 공유하지 않는다면, 기술 발전이 자동으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질 것입니다. 정부 규제, 탄소 가격 정책, 에너지 시장 변화, 재생에너지 경쟁력 등 다양한 변수가 함께 작동하는 상황에서, AI만을 핵심 원인으로 보는 것은 과장일 수 있지만, AI가 화석 연료 산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AI 기술이 화석 연료 산업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현실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보다 훨씬 심각한 기후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 제기는 매우 날카롭지만, 이제 필요한 것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조적 해법입니다. 투명성 있는 보고 의무화는 그 첫 번째 단계이며, 빅테크 기업들이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원한다면 화석 연료 산업과의 파트너십을 재고하고 기후 해결 기술에 집중해야 합니다.


[출처]
Global Witness - Enabled Emissions: How AI Helps to Supercharge Oil and Gas Production
https://globalwitness.org/en/campaigns/digital-threats/enabled-emissions-how-ai-helps-to-supercharge-oil-and-gas-produ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