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1 겨울에 어울리는 한강 책, ‘흰’의 문장들 겨울이 되면 자꾸만 생각나는 책이 있다. 이유를 묻는다면 딱히 설명하기 어렵다. 그냥 손이 간다. 무심히 쌓인 눈처럼 조용하고, 입김처럼 금방 사라질 것 같기도 한 문장들. 한강의 '흰'은 그런 느낌이다.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움직인다. 읽고 나면 무언가를 이해했다기보다, 잠깐 멈춰 서 있었다는 기분이 남는다. 문장이 몸 안에 오래 머무는, 그런 책이다. 이 글은 '흰'을 다시 펼쳐 읽은 어느 겨울날의 기록이다. 잘 정리된 분석은 아니다. 그냥, 천천히 오래 남은 감정들. 그리고 그 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던 이유에 대한 개인적인 메모에 가깝다. 흰색, 혹은 부재를 말하는 방식『흰』에서 ‘흰색’은 단지 색이 아니다. 생명이 닿았다 사라진 자리. 아주 오래된 상실이 남긴 흔적.. 2025. 12.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