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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읽는 『호밀밭의 파수꾼』 (샐린저, 고전, 공감) '호밀밭의 파수꾼'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게하는작품입니다.오래된 소설이지만 이상하게도 처음 읽었을 때나 지금 다시 열었을 때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젊음, 즉 청춘이 느끼는 혼란, 어딘가에 속하지 못한다는 감각, 이유 없이 밀려오는 외로움 같은 것들이 이 책 안에 솔직하게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고전’이라기보다, 한 시기를 지나온 사람의 고백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샐린저가 보여주는 청춘의 방황이야기의 중심에는 홀든 콜필드가 있습니다.그는 학교나 사회에서 잘 적응하지 못합니다. 어른들은 모두 위선적이라고 느끼고 친구들과 쉽게 어울릴 수 없습니다. 문제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책을 따라가보면 홀든의 행동과 말 뒤에는 어떠.. 2025. 12. 26.
한국 스릴러 『종의 기원』 (정유정, 인간본성, 긴장감) 정유정의 장편소설 '종의 기원'은 흔히 말하는 ‘재밌는 스릴러’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작품입니다. 사건이 세고 전개가 빠르기 때문이 아니라, 읽는 사람을 끝까지 불편하게 붙잡아 두기 때문이죠. 이 소설은 누가 범인인지보다, 인간 안에 숨어 있는 본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무섭다기보다, 마음이 묵직해집니다. '종의 기원'은 범죄 이야기를 빌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들여다보는 심리 스릴러에 가깝습니다.본능을 따라가는 서사가 만들어내는 압도적 긴장감'종의 기원'은 처음부터 큰 사건을 터뜨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더 불안합니다.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엔 “이 정도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 싶은 감정들이 조금씩 고개를 듭.. 2025. 12. 25.
SF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인간, 기술) 김초엽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겉으로 보면 SF예요. 우주, 인공지능, 먼 미래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오르죠. 그런데 읽다 보면 중심은 늘 ‘기술’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이요.세상이 아무리 앞서가도 마음은 제자리에서 맴돌 때가 있잖아요. 이 책은 그 지점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한 시대를 빌려와서, 오히려 인간의 연약함과 관계의 틈, 상실이 더 또렷해지는 순간들을 담아내요. 2025년에 읽어도 낯설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감정이 소설집에 나오는 세계는 분명 미래입니다. 우주로 이동하고, 데이터로 기억을 남기고, 기술로 삶을 연장하는 일이 어색하지 않죠. 그런데 작가는 그.. 2025. 12. 25.
한국 현대소설 '밝은 밤' (최은영, 시대, 여성) 최은영의 장편소설 '밝은 밤'은 크게 소리 내지 않는데도, 이상하게 읽고 나면 마음 한쪽이 오래 남는 책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배경으로 하지만, 역사를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낸 여성들의 생활과 감정을 따라가며 보여줍니다. 누군가의 삶을 “대단하다”라고 포장하지도 않고, 눈물 나는 장면을 억지로 끌어내지도 않아요. 그런데 그 담담함 때문에 오히려 더 깊게 스며듭니다. 가족이 남긴 기억, 말하지 못한 마음, 견디며 지나온 시간이 겹겹이 쌓여서 결국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시대의 흐름 속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밝은 밤'은 한 사람의 인생만 보여주는 소설이 아닙니다. 여러 세대를 건너가며 여성들의 삶이 이어지고, 그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의 시간.. 2025. 12. 24.
자기계발 위한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교훈) '연금술사'는 소설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기계발서처럼 읽힌다. 그렇다고 해서 목표를 세우는 법이나 성공 공식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이 소설은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지는 이야기다. 파울로 코엘료는 꿈을 향한 여정을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선택 앞에서 망설이는 마음, 익숙한 삶을 떠나는 두려움, 그리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가볍게 읽히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생각이 오래 남는다.파울로 코엘료가 전하는 동기부여의 메시지'연금술사'가 자기계발 독자들에게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메시지를 밀어붙이지 않기 때문이다. “꿈을 포기하지 말라”거나 “도전하라”고 외치지 않는다. 대신 주인공 산티아고의 선택을 따라.. 2025. 12. 24.
하얼빈 책 인기비결 (김훈, 역사, 감동) '하얼빈'은 김훈 작가가 쓴 소설로, 출간 직후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으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습니다.이 책은 안중근 의사의 삶과 생각, 그리고 1909년 하얼빈역에서 벌어진 사건(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중심에 두고, 한 사람이 품었던 결심의 무게와 그 시대의 공기를 따라갑니다.그런데 '하얼빈'은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는, 한 인간의 내면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게 하는 소설에 가깝습니다. 김훈 특유의 간결한 문장, 군더더기 없이 남겨둔 여백 덕분에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 한쪽이 오래 남습니다.이 글에서는 '하얼빈'이 왜 깊은 인상을 남기는지, 왜 많은 독자가 이 소설을 끝까지 따라가게 되는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김훈 작가 특유의 문장력'하얼빈'이 먼저 붙잡는 건 김훈의 문장입니다.짧고 절.. 2025. 12. 23.